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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거주자가 알려주는 일본 성수기·비수기 정리

by rkswjf-qhduwnwk 2025. 6. 2.

일본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언제 가느냐’입니다. 같은 장소라도 방문하는 시기에 따라 풍경, 물가, 숙소 구하기 쉬움 정도까지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본은 골든위크, 오봉, 연말연시 등 특수 성수기가 뚜렷하고, 반대로 여행객이 적은 조용한 시즌도 명확히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도쿄에 5년 거주한 필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의 대표 성수기와 비수기, 여행 목적별 추천 시즌까지 자세히 정리해드립니다. 똑같은 비행기값으로 더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을 알고 싶다면 지금 이 정보를 참고해보세요.

1. 일본 성수기 완전 정복 

일본의 성수기는 단순히 '사람이 많은 시기'가 아닙니다. 항공권과 숙박 요금이 치솟고, 유명 관광지는 물론 평소 한산한 지역까지 북적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성수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골든위크 (4월 말 ~ 5월 초): 일본의 연휴가 4~5일 연속 이어지는 시기입니다. 평균적으로 4월 29일 쇼와의 날부터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휴일이 겹쳐 일본 전역이 여행모드로 돌입합니다. 이 시기엔 국내외 여행 수요가 모두 몰리기 때문에,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는 물론 시골 온천마을까지 숙소 잡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도쿄 신오쿠보의 한 호텔은 평소 6,000엔대였던 객실이 골든위크에는 12,000엔까지 오르는 걸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 오봉(お盆) 연휴 (8월 중순): 일본의 명절로, 고향을 방문하거나 가족여행을 가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지방 열차, 고속도로, 항공편 모두 만석이 되기 쉬우며, 도쿄 내 유명 관광지 역시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붐빕니다.
  • 연말연시 (12월 말 ~ 1월 초):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신정까지는 일본의 대규모 연휴 기간입니다. 특히 신사(神社) 방문객이 폭증하는 '하츠모데(初詣)' 시즌에는 도쿄 메이지신궁, 아사쿠사 센소지 등 주요 신사가 엄청난 인파로 북적입니다. 이때는 관광지보다도 '현지 분위기'를 느끼기엔 좋지만, 이동과 숙박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일본은 벚꽃 시즌(3월 말~4월 초), 단풍 시즌(11월)이 지역마다 별도로 성수기로 간주됩니다. 특히 교토의 벚꽃철은 ‘연중 최고 인파’가 몰리는 시기로, 한 번 다녀온 후론 평일 오전이 아니면 다시는 안 간다고 다짐했을 정도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일본의 성수기는 단순히 ‘날씨가 좋다’는 이유 외에도 문화적·사회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처음 일본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이 시기를 피하거나 예약을 최소 한 달 이상 앞서 준비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성수기에만 열리는 이벤트(예: 여름 불꽃놀이, 가을 마츠리 등)를 목표로 한다면 그만큼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2. 조용한 일본을 만나는 비수기 

성수기와 비교해 비수기는 여행 경비와 쾌적함 면에서 많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도쿄나 오사카같은 대도시도 평소보다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고, 숙소 가격도 낮아집니다. 제가 실제로 비수기를 선호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이 ‘한적한 감성’ 덕분이었습니다.

  • 1월 중순~2월 초: 연말연시가 끝난 후 일본 전역이 일시적으로 조용해지는 시기입니다. 눈이 오는 지역을 제외하면 관광객도 줄고, 도쿄에서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관람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특히 비행기 요금이 눈에 띄게 저렴하며, 오사카나 후쿠오카행 저가 항공편도 10만 원 이하로 잡을 수 있습니다.
  • 6월 중순~7월 초: 장마 시즌이 시작되는 시기라 여행객 수가 줄어듭니다. 다만 실제로 도쿄 기준 하루 종일 비가 오는 날은 많지 않으며, 실내 관광 위주로 계획하면 문제없습니다. 이 시기의 장점은 교통 혼잡이 거의 없고, 유명 음식점도 대기 없이 입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 시기에 신주쿠의 유명 라멘집에 줄 하나 없이 입장했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 9월 중순~10월 초: 여름 방학이 끝나고, 단풍철이 오기 전의 ‘틈새 시즌’입니다. 날씨는 선선해지고, 습도도 낮아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 중 하나입니다. 공원 산책, 현지 상점 탐방 등 ‘로컬 감성 여행’을 하기 딱 좋은 기간이죠. 가격대는 성수기 대비 숙박 30% 이상 저렴한 경우도 흔합니다.

비수기를 활용하면 인기 관광지를 ‘나만의 여행지’처럼 즐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2월 초에 도쿄 하라주쿠를 방문했을 때, 평소 수백 명이 줄 서는 소프트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단 한 명도 대기하지 않는 걸 보고 처음으로 ‘이게 진짜 도쿄인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여행의 퀄리티는 단순히 명소의 수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그곳을 얼마나 여유롭게 누릴 수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느끼게 된 순간이었죠.

비수기 여행의 단점은 날씨 변수가 조금 크다는 점이지만, 실내 위주 일정과 사전 예약을 병행하면 충분히 극복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성수기에 비해 더 깊은 일본의 일상을 마주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여유로운 여행자라면 꼭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한 시기입니다.

3. 목적별 추천 여행 시기 

단순히 붐비는 시기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목적에 맞춰 최적의 시즌을 선택하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여행 스타일에 따라 추천 시기는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 사진 찍기 좋은 계절: 벚꽃 시즌(3월 말~4월 초), 단풍 시즌(11월 중순). 이때는 빛의 각도와 자연의 색감이 살아 있어 인생샷 건질 확률이 높습니다.
  • 먹방/맛집 여행: 6월~7월 초, 1월~2월. 성수기 피크 시간대를 피할 수 있어, 인기 식당 예약이나 대기 부담이 없습니다.
  • 축제·이벤트 중심 여행: 8월 여름 축제(마츠리), 12월 크리스마스 조명, 1월 신년 하츠모데. 사람은 많지만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 도보 여행, 로컬 감성 여행: 9월 하순~10월. 날씨가 선선하고, 숙소 가격도 안정적인 시기. 공원, 골목산책, 작은 찻집 탐방에 최적화된 시즌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9월 말~10월 초를 가장 좋아합니다. 도쿄는 물론, 가마쿠라나 사이타마처럼 조금 외곽 지역으로 나가더라도 너무 덥거나 춥지 않고, 단풍이 막 물들기 시작하는 시기여서 감성적인 사진을 찍기에도 좋습니다. 또한 연휴와 겹치지 않아 교통비와 숙박비도 합리적인 수준을 유지합니다.

반면 처음 일본을 방문하는 분들에겐 벚꽃 시즌을 한 번쯤은 경험해보라고 추천합니다. 물론 붐비지만, 그만큼 일본 특유의 계절 감성과 국민적 열정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단, 꼭 미리 항공권과 숙소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제가 한 번은 예약을 늦게 해서 신주쿠에서 요코하마까지 왕복 출퇴근(!)하며 여행한 기억이 있는데, 그 경험 덕분에 지금은 절대 계획을 미루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언제 가느냐’는 ‘어디를 가느냐’만큼 중요합니다. 여행의 목적이 명확하다면, 일본의 사계절과 연휴 캘린더를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시기를 고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결론

일본은 계절이 뚜렷하고, 사회 전반에 걸쳐 ‘시기’가 매우 중요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여행도 단순한 장소 선택보다, 타이밍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성수기와 비수기 정보, 목적별 추천 시즌 등을 참고하여 당신의 여행 스타일에 맞는 최적의 시기를 선택해 보세요. 때로는 한적한 평일 오후의 도쿄 공원이, 벚꽃 아래의 셀카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일본 여행을 고민 중이라면, 이제는 단지 ‘어디 갈까’가 아니라 ‘언제 갈까’를 함께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그 질문 하나가, 여러분의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