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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거주자의 도쿄 숨겨진 한식당 리뷰

by rkswjf-qhduwnwk 2025. 6. 2.

일본 도쿄에는 수많은 음식 문화가 공존하지만, 그중에서도 한식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보통 유명 프랜차이즈나 번화가에 위치한 식당만 방문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도쿄 곳곳에는 현지 거주자만 아는 작고 맛있는 한식당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5년간 도쿄에 거주한 필자가 실제로 여러 번 방문했던 숨은 한식당 3곳의 리뷰를 현지인의 시선으로 상세히 정리합니다. 단순한 맛 평가를 넘어, 식당의 분위기, 현지 접근성, 메뉴 다양성까지 함께 살펴보며, 도쿄에서 진짜 한국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가게를 찾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1. 신오오쿠보의 ‘연탄고기’ 

신오오쿠보는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코리아타운이자 한국 음식을 찾기 쉬운 지역입니다. 하지만 워낙 관광객이 많고 체인점이 많다 보니, 진짜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한식당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곳은 신오오쿠보 메인 거리에서 골목 하나 들어간 조용한 곳에 위치한 ‘연탄고기’라는 삼겹살 전문점입니다. 이곳은 간판도 소박하고 외관도 딱히 특별할 게 없어 처음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가게지만, 고기의 퀄리티와 불판의 향에서 확실히 다른 점이 느껴집니다.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은 ‘숯불’입니다. 가스불이 아닌 진짜 숯불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기를 구울 때 나는 불향이 다릅니다. 삼겹살 자체도 얇거나 질기지 않고 적당한 두께와 마블링을 가지고 있어서 씹는 맛이 일품입니다. 반찬 구성도 정갈하게 나옵니다. 특히 이곳의 백김치와 된장찌개는 별도로 주문하지 않아도 기본 반찬으로 제공되는데, 한국에서 엄마가 직접 담근 듯한 맛이 납니다. 밥을 비벼 먹거나 고기와 함께 싸 먹기에 딱 좋습니다. 고기 외에도 이 집에서 꼭 먹어야 할 메뉴는 바로 ‘명이나물’입니다. 일본에서 이 정도 퀄리티의 명이나물을 제공하는 집은 드뭅니다.

서비스 역시 만족스러웠습니다. 직원 분들은 대부분 한국어와 일본어를 함께 사용하시며, 외국인 손님에게도 친절하게 메뉴를 설명해줍니다. 가격은 도쿄 기준에서 매우 합리적인 수준이며, 1인당 2,000엔 정도면 고기와 반찬, 찌개까지 배불리 먹을 수 있습니다. 술안주로도 훌륭해서 저녁 시간대에는 일본 직장인 손님들도 자주 보입니다.

이 가게를 처음 알게 된 건 도쿄에 거주한 지 2년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지인 소개로 가게 되었고, 그 후로는 특별한 날마다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집의 삼겹살을 먹으면 ‘한국의 집밥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에 향수병이 생길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입니다. 정겨운 분위기, 숯불의 향기, 밥도둑 반찬까지 갖춘 이 삼겹살집은 도쿄에서 한국의 고깃집을 찾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숨은 명소입니다.

2. 나카메구로 골목의 ‘서울집 순두부’ 

나카메구로는 도쿄에서 감성적인 분위기와 트렌디한 가게들이 많기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강변 산책로, 소규모 갤러리, 카페 등이 즐비한 이곳에는 의외로 조용한 골목에 위치한 순두부 전문 한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서울집 순두부(ソウルハウス)’라는 이 식당은 외관부터 일본풍 가정집처럼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며, 입구에는 작은 화분과 손글씨로 적힌 메뉴판이 놓여 있습니다. 일반적인 한식당과는 다른, ‘일본의 미니멀 감성’이 조화된 분위기입니다.

이 집의 주력 메뉴는 ‘순두부찌개’입니다. 일본에서도 순두부는 꽤 인기 있는 한식 중 하나이지만, 이 집은 그중에서도 가장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순두부의 조화를 자랑합니다. 국물은 맵지 않지만 깊고 진한 맛이 우러나며, 뚝배기에 나오는 비주얼은 그 자체로 따뜻함을 전달합니다. 신기한 건, 이 가게는 일본인 손님이 80% 이상이라는 점입니다. 많은 일본인 손님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단지 맛 때문만은 아닙니다. 위장에 부담 없고 따뜻한 국물이 있는 식사를 원할 때, 순두부만큼 적절한 메뉴가 없기 때문이죠.

기본 반찬은 나물, 김치, 멸치볶음 등 세 가지 정도가 제공되며, 정갈하게 작은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모두 직접 만든 반찬이라서 그런지 매번 맛이 미묘하게 다르고, 정성스럽게 준비되었음이 느껴집니다. 밥은 흑미밥으로 제공되며, 찌개와 함께 먹기에 영양 밸런스도 좋습니다. 가격은 1,000엔 내외로 점심 메뉴로 인기가 많고, 저녁에는 간단한 술안주용 메뉴도 판매합니다. 김치전, 오징어볶음 같은 익숙한 메뉴들이 일본식 가정요리 느낌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일본 손님들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제가 이 가게를 알게 된 건 우연히 나카메구로를 산책하던 중이었습니다. 당시 추운 겨울이었고,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던 차에 ‘スンドゥブ’라는 작은 간판이 눈에 띄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의 따뜻한 분위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뚝배기, 조용한 재즈 음악이 흐르는 실내에서 먹은 순두부찌개는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을 만큼 감동적이었습니다. 한 끼의 식사가 단순한 배 채우기를 넘어 감성을 자극하는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 식당이었습니다.

3. 이케부쿠로 뒷골목의 ‘마미 김밥’ 

이케부쿠로는 쇼핑과 교통의 중심지로 유명한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대로변을 벗어나면 조용한 뒷골목에 아담하고 정겨운 한국식 김밥 전문점 ‘마미 김밥(Mammy Kimbap)’이 있습니다. 이 가게는 도쿄에 거주하면서 점심을 해결하거나 간단한 한 끼가 필요할 때 자주 찾았던 ‘현지인만 아는’ 숨은 명소입니다. 간판도 크지 않고 가게도 협소하지만, 항상 따뜻한 밥냄새와 함께 익숙한 반찬 냄새가 납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단연 김밥입니다. 클래식한 기본 김밥 외에도 참치김밥, 매운멸치김밥, 유부김밥, 불고기김밥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모두 주문 즉시 만들어주기 때문에 따끈따끈한 상태로 받을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이곳의 김밥은 일본 현지화되지 않고 ‘정통 한국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무지의 아삭함, 당근의 고소함, 달걀지단의 부드러움, 그리고 밥의 간까지 모든 조화가 완벽합니다.

김밥 외에도 된장국, 계란찜, 김치볶음밥, 떡볶이 같은 간단한 메뉴들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 혼밥하기에도 적절한 구조입니다. 내부는 테이블 3개 정도의 소형 공간이지만, 테이크아웃 손님이 많아 붐비지 않고 회전율도 빠릅니다. 가게 사장님은 한국분으로, 언제나 친절하고 손님에게 반말 없이 정중하게 응대해주십니다. 그 덕분에 일본인 단골 손님들도 편안하게 다녀가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제가 이 집을 알게 된 건 직장 근처에서 저렴하고 따뜻한 점심을 찾다가 우연히 들른 것이 계기였습니다. 첫 방문 때 먹었던 참치김밥과 계란찜 세트는 마치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꺼내 먹는 듯한 느낌이었고, 그날 이후로 1주일에 한두 번은 반드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혼밥이든 친구와의 점심이든, 언제 가도 편안하고 맛있는 한 끼를 제공해주는 이 김밥집은 제 도쿄 생활의 든든한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결론 

일본 도쿄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한식당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진짜 한식의 감성과 맛을 담은 가게는 많지 않습니다. 오늘 소개한 세 곳은 단순히 ‘한식’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도쿄에서 한국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고기 굽는 연기 속에 담긴 그리움, 뚝배기에서 올라오는 김과 함께 퍼지는 안도감, 김밥 한 줄 속에 담긴 정성스러움은, 그 어떤 유명 맛집보다도 특별합니다.

관광을 하며 유명 체인점이나 번화가만 둘러보기보다는, 조금 더 골목 안으로 들어가 현지인이 즐기는 식당을 경험해보는 것은 일본 여행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특히 한국의 맛과 정서를 그리워하는 분들이라면, 이 작은 가게들에서 예상하지 못한 따뜻함을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 속 한국, 도쿄 속 고향의 맛. 이 글이 당신의 한 끼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