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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5년 거주자가 사랑한 조용한 일본 찻집 3곳

by rkswjf-qhduwnwk 2025. 5. 26.

도쿄는 커피 도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깊고 조용한 매력을 가진 ‘찻집(茶房)’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관광객들은 모르는 골목길 안쪽, 오래된 목조 건물 속에서 차와 함께 시간을 음미하는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 도쿄에 5년을 거주하면서 제가 실제로 자주 갔던 조용하고 감성적인 찻집 3곳을 소개합니다. 전통과 현대가 섞인, 도쿄의 진짜 힐링 공간을 만나보시길 추천합니다!

1. 야네센 ‘카야바 커피(カヤバ珈琲)’ – 쇼와 레트로 속에서 마시는 일본식 홍차

도쿄 야나카 지역에 있는 ‘카야바 커피’는 단순한 찻집이 아닙니다.
1938년에 문을 연 이 가게는 오랜 시간 동안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장소로, 제가 도쿄에 살 때도 마음을 식히고 싶을 때면 늘 이곳에 방문하여 저의 최애 홍차를 마셨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차가 홍차인데 홍차에 우유로 맛을 낸 밀크티가 가장 맛있습니다.
평소 먹던 밀크티와 다른 것이 단순한 홍차에 우유를 넣은 게 아니라, 일본식 다이쇼풍 홍차로 진하게 우린 홍차에 미리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부드럽게 섞어냅니다. 그 온도와 향이, 유난히 추웠던 어느 겨울날 제 마음까지 데워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정말 춥고 외로운 날, 혼자 방문하여 일본의 옛 느낌의 공간에서 마시던 저의 최애 밀크티는 너무 감동적이고 위로를 주었습니다.

가게 내부는 목조 구조와 종이창호가 그대로 보존돼 있어, 마치 1930년대 일본으로 시간 여행을 간 듯한 느낌이고
테이블 간격도 넓고, 사람들 모두 조용히 책을 읽거나 편지를 쓰고 있어 진짜 ‘조용한 도쿄’를 느끼기에 완벽한 공간입니다!

2. 시모키타자와 ‘타카하시엔(高橋園)’ – 말차 한 잔에 녹아드는 오후

시모키타자와는 젊고 활기찬 거리로 알려져 있지만, 그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주택가 골목엔 현지인만 아는 일본차 전문 찻집이 있습니다. ‘타카하시엔’은 본래 차를 파는 소매점이었지만, 소박한 찻자리를 함께 운영하며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이곳의 ‘말차세트’는 정말 추천하고 싶은 메뉴입니다!
직접 거품을 낸 진한 말차와 함께 작고 예쁜 화과자가 함께 제공되는데, 그 조합이 입 안에서 퍼질 때 느껴지는 여운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말 감동적입니다!

제가 이곳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퇴근 후 집에가기는 아쉽고 조용한 곳을 찾다가 방문해 
이때 조용히 혼자 앉아, 말차를 마시며 하루를 정리하던 시간이 매우 느낌 좋은 하루 였습니다.
적당히 어둡고, 나무 냄새가 은은히 배어 있는 실내, 직원분의 조용한 응대가 어우러져 이 공간이 도쿄라는 대도시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잊혀질 정도였습니다!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말없이 머물 수 있는 찻집, 그게 타카하시엔이 주는 최고의 힐링이었습니다.

3. 나카메구로 ‘사보 우라사와(茶房うらさわ)’ – 도시 속 정원 같은 공간

도쿄의 트렌디한 거리 중 하나인 나카메구로는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운하길을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관광객은 거의 없고, 주민들이 산책하는 조용한 골목이 나옵니다. 바로 그곳에 있는 ‘사보 우라사와’는 마당이 있는 전통 찻집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나무문과 작은 정원이 보이고, 그 너머로 나무 바닥과 조명, 다다미 방이 조용히 이어집니다.
제가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땐 친구와 함께였는데, 서로 말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한국의 카페처럼 사적으로 소리내어 이야기하기엔 이 카페에서는 예의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공간이 차분하고, ‘침묵’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유자 말차’와 ‘갸또 쇼콜라’의 조합인데 그냥 들으면  한국에서도 익숙한 맛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유자의 상큼함과 진한 말차의 쌉쌀함이 조화롭게 입안을 감싸는 그 맛은 일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깊이였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창밖으로 보이는 작은 정원이  비가 오는 날이면 창을 통해 흐르는 빗줄기를 보며, 차 한 모금 마시는 것만으로도 ‘도쿄의 하루’를 온전히 마무리하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비오는 날 한번 더 방문해야겠다고 생각 할 만큼 좋았던 찻 집이였습니다!

결론

도쿄에는 수많은 카페와 음식점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전통 찻집만이 주는 조용한 공기, 자연스러운 침묵, 차 향기 속의 감정들은 짧은 여행 속에서도 오래도록 남는 여운을 선물합니다.

제가 5년간 도쿄에서 살며 가장 마음 깊이 남아 있는 장소들은 언제나 찻잔 옆 조용한 한 시간, 창밖 풍경, 그리고 말없이 흐르는 음악이 함께 했던 공간들이었습니다.

관광지 중심의 빠른 일정 속에서, 잠깐이라도 느린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면 오늘 소개한 이 세 곳의 찻집 중 한 군데라도 꼭 들러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곳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이, 당신의 도쿄 여행을 더 깊고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